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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마음소리

가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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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리지 않게 새벽 이 시간에 맑은 정신으로 눈을 떴다. 누워서 다시 잘까 하는 생각을 두어 번 하고 침대를 박차고 일어났다. 시간이 주는 감성이라는 게 있다. 새벽 2시와 5시 정도가 아닐까. 2시는 하루의 피곤함을 고스란히 짊어지고 잠들지 못해 맞이하는 시간이라면, 5시는 모두가 잠들어 있는 시간에 일어나서 다시 잘지 말지를 고민하는 방향 잃은 시간이라고나 할까.

 

공허함.

5시 눈을 뜨고 마주한 오늘 하루의 첫 느낌. 어제 잠들기 전 휴대폰을 끄고 잠에 들었다. 아무 방해도 없이 정말 푹 자기 위한 물리적 심리적 방법이다. 직장인의 루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금요일 토요일 밤에만 허락된다. 문뜩 가시나무 노랫말이 떠올라서 노래를 켰다. 이 노래는 도입부의 공허함을 견뎌낼 수 있을 감성일 때 들어야 진짜 그 진가를 발휘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이 딱 그때인가 보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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